K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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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죽음이 말해주는 진실의 언어

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죽음이 말해주는 진실의 언어

죽음은 언제나 말이 없지만, 그 안에는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법의학자는 바로 그 말없는 진실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입니다. 유성호 교수의 『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그런 죽음의 언어를 해석하고, 우리가 쉽게 외면해온 생명의 마지막 흔적을 과학과 인간의 시선으로 담아낸 책입니다.


법의학자가 들려주는 죽음의 진실

저자 유성호 교수는 국내를 대표하는 법의학자 중 한 명으로, 수천 구의 시신을 부검하며 인간의 마지막 순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본 사람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범죄나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기록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거울을 통해 인간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여정입니다.

책 속에서 유 교수는 “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 말은 곧,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몸은 진실을 남긴다는 뜻이죠. 부패의 흔적, 상처의 방향, 혈흔의 모양 하나하나가 모두 생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법의학은 그 미세한 단서를 읽어내며, 죽음이 남긴 메시지를 해독하는 과학입니다.


차가운 시신 속 따뜻한 인간 이야기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냉정한 과학의 기록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따뜻한 인간의 시선 때문입니다. 유성호 교수는 시신을 연구 대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는 언제나 “이 시신도 누군가의 가족이고, 사랑받던 사람이었다”는 마음으로 부검실에 들어간다고 말합니다.

책에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합니다. 의문사로 신고된 사건이 사실은 타살이었음을 밝힌 이야기, 가족의 오해로 억울하게 남겨질 뻔한 죽음을 바로잡은 이야기, 그리고 때로는 의학적 한계 앞에서 느끼는 인간적인 무력감까지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그의 서술은 냉정하면서도 깊이 따뜻합니다. 죽음 앞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는 인간의 존엄을 느끼게 합니다.


진실을 향한 과학의 눈

법의학의 세계는 언제나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시신은 말이 없지만, 증거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부검의 순간마다 “이 사람이 왜 죽었는가”를 넘어서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함께 묻습니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단순히 범죄 해결을 넘어, 사회와 인간을 향한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책에서는 자살, 사고사, 타살 등 다양한 죽음의 형태를 다루며, 사회적 사건의 이면을 과학적으로 풀어냅니다. 예를 들어, 약물중독의 미세한 흔적, 익사인지 타살인지 구분하는 방법, 그리고 사망 추정 시간을 결정하는 복잡한 과정 등은 일반 독자에게도 흥미로운 과학적 지식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장면에서도 저자는 “죽음을 소비하지 않는다”는 윤리적 태도를 지킵니다. 그는 오히려 독자가 죽음의 무게를 느끼며, 삶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죽음을 통해 배우는 ‘삶의 의미’

『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결국 죽음에 대한 책이면서 동시에 삶에 대한 책입니다.
저자는 “죽음을 제대로 바라보면, 삶의 의미가 선명해진다”고 말합니다. 부검대 위에서 만난 수많은 죽음 속에서 그는 인간의 욕망, 사랑, 후회, 그리고 희망을 읽어냅니다.
죽음은 두렵지만, 그 끝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곧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일입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 묘한 울림이 남습니다.
“나는 살아있다”는 단순한 사실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그리고 누군가의 죽음이 남긴 흔적이 우리 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책을 덮으며 느끼는 묵직한 메시지

『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죽음을 다루지만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실과 생명에 대한 경외로 가득 차 있습니다.
법의학자가 보여주는 세상은 차갑지만, 그 안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이해와 책임이 녹아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범죄나 사건에 관심 있는 사람뿐 아니라,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권할 만한 책입니다. 죽음의 기록 속에서 오히려 살아 있는 우리를 향한 메시지를 전해주기 때문입니다.


삶과 죽음은 늘 맞닿아 있습니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하게 만듭니다.
유성호 교수의 이 책은, 그 단순하지만 깊은 진리를 우리에게 다시 일깨워주는 작품입니다.


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저자 유성호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25.10.15.